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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0 00:00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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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오면서 큰 위기에 직면해 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변호사가 꿈이었던 나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그 꿈을 접어야 했고, 대학생활 중 집안사정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학업을 중단한 적도 있다. 돈을 벌기위해 장사를 하기도 했다. 장사를 마치고 돌아오던 중 차가 미끄러져 다섯 바퀴나 굴러
죽을 위기를 넘겼다. 한 때는 어떤 일에 휘말려 경찰서와 법원을 드나들기도 했다. 2년 간은 좋지 않은 일들이 겹치니, 죽을
만큼 괴로웠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때도 수없이 많았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고교생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과외를 해 용돈과 학비를 내가 부담했다. 일할 능력과 시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되어서까지 내 용돈을 부모님께 의존한다고 생각하니 내 자신이 용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혹자는 학원선생 또는 과외를 가장 쉬운 돈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1시간 과외를 하려면 2~3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고된 일이었다. 오후 5시 대학의 학과공부가 끝나면 2시간 동안 버스를 갈아타면서 내가 사는 김해로 향했다. 7시쯤
저녁을 먹고 8시에는 학원으로 향했다. 녹초가 된 몸으로 집에 도착하자마자 1시간 정도 영어공부를 했다. 왜냐하면 나에겐 ‘English Cafe Time’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대학당국이 개설한 English Cafe는 외국인들과 마음껏 대화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를 통해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어를 마음껏 구사할 수 있었으며, 영어에 대한 자신감 또한
커져갔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다가오면 밤을 꼬박 새워 공부했다. 그러나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도 나의
시험기간과 겹쳐 몸이 너무 피곤했다. 모범장학 (2002~2006) 사람들은 흔히 화려한‘결과’만을 보려는 경향이 있다. 나는 후배들에게 단지 눈에 보이는 결과가
아닌, 그 속에 담긴 땀과 뜨거운 눈물을 보라고 당부하고 싶다. 2004년 ‘코리아 타임즈’에서 주최한 ‘전국 영어 콘테스트’에도 참가했다. 수상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시험 중 나는 일부만 합격했다. 그래서 이전 보다 두세 곱절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2005년 코리아 헤럴드가 주최한 ‘제 45회
전국 영어 스피치 콘테스트’에서 2등을 할 수 있었다. 서류심사 통과, 1차 서울 스피치 통과, 2차 서울 스피치, 외국인과의
1:1 스피치 통과라는 관문을 거쳐 최종적으로 2등의 영광을 안았다. 후배들에게 묻고 싶다. 죽을 만큼 공부해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죽을 만큼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몰두한 적이 있는가? 하루에 10시간을 공부해야 한다면, 9시간만 공부하고 만족한 적은 없는가? 나는 한 문장을 300번 정도 반복해서 연습했다. 그리곤 다음날 외국인을 찾아가 그 문장을 사용했다. 이렇게 사용한 영어문장은 내 것이 되었다. 이렇게 1년을 꾸준히 학습했다. 결과는 정말 대단했다. 부끄러움이 없어지니 용기가 생겼고, 틀린 표현을 외국인 교수들이 그 자리에서 바로 고쳐주니 나의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다. 편식을 한 것이다. 당시 나는 말하기(speaking)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말하기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쓰기와 듣기, 읽기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빚어졌다. 특히 나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산지식을 배웠다. 그들 중의 대부분은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다. 어른들의 말씀은 내 삶을 환히 비추어 주는 등불이었다. 그들 중 가장 훌륭한 분은 나의 어머니이다. 난 이 사실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나는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며 살아왔다. 만약 친구의 학업성적이 나보다 우수하면 시기와 질투가 아닌, 노력을 인정하며 마음으로 축하해 주었다. 그들이 눈물 흘릴 때 같이 울었고, 그들이 행복할 때 나 또한 행복감을 느꼈다. 주변 사람들을 항상 진심으로 대하라고 후배들에게 주문하고 싶다. 이것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난 지금 인생에 있어 또 한 번의 기회를 맞고 있다. 위기와 고통이 아닌 기회라고 나는 감히 말한다.
무수한 생각과 고민을 했다. 동시통역가가 되겠다고.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비록 피눈물을 흘릴 시련들이 다가오겠지만 나는
그 시련들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2007년 2월 20일 영어학과 박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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