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동서대학교 전공박람회 개최 안내
  • 동서대학교 ASP 2024 모집안내
  • ESG 서포터즈 모집 공고
  • 동서디자인미술실기대회
  • 2024년 동서대학교 아름다운캠퍼스 사진 공모전
  • GELS Challenger 참가자 모집
로그인 VR-Map
Language
Korean English Chinese
팝업열기

사이버홍보실


150㎞ 낙동강 대장정 체험기

조회 13,971

2007-06-28 00:00

150㎞ 낙동강 대장정 다녀온 사회복지학부 2학년 조현주씨 체험기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에 대학생들의 학구열은 식을 줄 모르고 이력서를 채우기 위한 활동도 다양해져만 가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이유로 낙동강 환경봉사단을 신청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회문제에 무관심한 채 공부에만 매달리는 이기적인 대학생활도, 취업을 위한 의무적인 대학생활도 싫었다. 틀에 박힌 소리 같지만 어릴 때부터 환경에 관심이 많았고 더욱이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인간의 복지는 환경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생각에 또 하나의 도전을 감행했다.

낙동강 환경봉사단 일원으로서 첫날인 6월 18일, 새로움에 대한 도전이라는 설렘을 안고 버스에 올랐다. 150km의 행군이 이어지는 7박 8일 동안 동고동락할 D팀, 그 누구와도 아무런 친분이 없었기에 양가감정 또한 존재했으나 이는 내 기우에 불과했다. 팀원들 모두 좋은 사람들이라 쉽게 가까워질 수 있었고 이는 포기하고 싶어질 때마다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경북 왜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였는데 이를 통해 주민들이 비단 낙동강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으나 나의 의지는 더욱 확고해졌다.

다음 날부터 본격적인 행군이 시작되었다. 전 날 15km를 걸었으나 이제부터는 하루에 35km를 걸어야 했다. 차로 이동하면 얼마 되지 않는 거리이지만, 8기 선배들에게는 거뜬한 거리였지만 나에게는 힘든 하루였다. 장장 아홉 시간에 걸친 행군으로 다리에 쥐가 내리는 등 고통이 심했지만 그보다도 더 견딜 수 없었던 건 날씨였다.

산으로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다른 지방보다 무더웠고 작렬하는 태양에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온 몸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에 기분까지 나빠질 지경이었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이 팀원들과의 교류였다. 중간 중간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것이었다.

일정을 마친 후 발바닥에는 물집이 여러 개 잡혀 있었지만 이는 내가 얻은 훈장이라 생각했다. 다음 날 이 것 때문에 낙오자가 되고 말았지만 말이다. 물집을 잘못 터트린 탓에 새빨간 맨살이 그대로 드러났고 진물이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나 혼자 편할 수는 없었기에 본부에서 대강의 치료만 받은 뒤 오전 일정을 소화해냈다.

13km 정도 걸은 후 두 번째 휴식시간, 본부에 다시 치료를 받으러 갔을 때 학생부회장으로부터 더 이상 걷지 말라는 소리를 들었다. 나보다 더 심한 상처의 같은 팀 오빠도 꿋꿋이 견뎌내고 있는데 차마 못 걷겠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못난 나는 결국 중간에 낙오자가 되고야 말았다.

차로 이동하며 휴식 장소에서 단원들을 기다렸다. 내리쬐는 태양아래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나조차도 이렇게 더운데 행군하는 이들의 고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어 미안함과 부끄러움은 커져만 갔다. 이런 나를 팀장님을 비롯한 팀원들이 이해해주고 감싸주었지만 나 자신에게 떳떳할 수 없었다.

마지막 1.5km, 30분 도보거리도 채 되지 않는 이 거리를 상처 때문에 운동화 신는 것이 고통스러웠던 나는 슬리퍼를 신은 채 걷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발등이 까졌지만 끝까지 팀원들과 함께 하지 못한 내가 받은 벌이라 생각했다.

낙동강 환경봉사단을 통해 농촌봉사활동도 생전 처음 경험해보았다. 도시에서 고생 한번 겪어보지 못한 철없는 우리들이 오히려 한 해 농사를 망쳐놓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아저씨, 아주머니는 훈훈한 웃음과 후덕한 인심으로 우리를 반겨주셨다. 고된 하루일과 한·미FTA체결로 걱정이 많으실 텐데 우리를 대하는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시지 않으셨다.

우리나라의 1차 산업인 농업,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농부아저씨들께 감사하는 초등학생처럼 아주머니께서 차려주신 푸짐한 점심상이 그렇게 감사하고 값질 수가 없었다.

내가 속한 D팀은 낙동강 오염원에 대한 조사를 전담했는데 지역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을 담당했던 다른 팀 선배의 말을 들어보니 교육 중 아이들이 참 잘 따라주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은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 모두 나오지 않는가?

우리는 수도 없이 환경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환경보호를 주장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의 머릿속에서, 가슴속에서 희미해질 뿐이다. 우리에게도 길거리에 휴지 하나 버리는 것조차 마음 불편했던 초등학생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다.

7박 8일 동안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내가 마음의 눈으로 본 것은 아직은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국토와 인심 후한 사람들, 그리고 타인에게도 사회에도 무관심하지 않은 엘리트 대학생들이었다. 적어도 동서대학교 학생들만큼은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도 지니고 있었으며 타인의 고통을 나누고 뒤쳐지는 동료를 챙길 줄 아는 그런 마음을 가졌다.

대학생활을 통해 얻어갈 수 있는 것은 많다. 죽도록 학점에만 얽매이지 않더라도 조금만 눈을 돌리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여기저기 널려 있다. 낙동강 환경봉사단을 통해 성장한 나처럼 말이다.

무더위와 혹은 자신과 싸우는 우리를 보며 “어느 학교 학생”이냐고 물어오는 주민들에게 대답할 때마다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우리 대학이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이토록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많은 것을 깨달아 준 나 자신에게도 고맙다.

참고-제9기 낙동강환경봉사단 100명은 6월 18일부터 6월 25일까지 150㎞에 이르는
낙동강 대장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종합홍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