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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술봉사 10년 역사 남겨

조회 13,660

2005-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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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술봉사 ‘10년 역사’ 남기고 해단

우리대학의 국제기술봉사단이 박동순 총장 · 조덕제 부총장 · 추만석 대학원장 · 김대식 학생취업복지처장 등 대학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8일 IC빌딩 앞에서 해단식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친 데 대해 자축했다.
봉사단은 38일 동안 인도네시아 자바섬 내 8개 오지마을에서 마을 진입로 보수공사 등의 봉사활동을 펼쳐 현지 주민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박동순 총장은 해단식에서 “더운 여름날 고생을 마다않고 봉사활동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다”며 “우리 학생들이 인도네시아로 떠난 뒤 혹시 풍토병에는 걸리지 않을까 더위는 먹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고 말했다.
이번 국제기술봉사단은 단장(고관표 교수) · 학생 29명 등 총 34명으로 구성됐으며 올해로 인도네시아에서 10년째 봉사활동을 하는 대기록을 남겼다.

<종합홍보실>

 

 

소감문 - 국제통상학전공 4학년 박윤정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한달 여간의 인도네시아 현지 마을에서 마을 주민들과 같은 음식, 같은 잠자리, 같은 환경에서 같이 생활하며 봉사활동을 한 기억은 어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억이고 억만금으로도 살 수 없는 경험이었다.
인도네시아에 오기 전 한국에서 먼저 다녀온 선배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 크게 놀랄 것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말로만 듣고 느끼는 것과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 같지만은 않았다.
덜컹거리는 시골 돌길을 들어와 마을 이장님의 집에 들어서서 처음에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사방이 꽉 막힌 벽과 큰 창문 하나없는 어둡고 먼지 가득한 집. 이 집이 그나마 나은 환경의 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한달동안 생활을 잘 견딜 수 있을까 심히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한동안 답답한 숨을 쉬며 땀을 흘리고 나서 각자 묵을 집으로 모두 흩어졌다.

내가 묵을 집, 묵을 방. 5분도 들어가 있기 힘들 정도로 어둡고 더웠다. 그리고 3명이 자야할 침대는 한국의 나의 집, 나의 침대보다 작아 대각선으로 누워 다리를 웅크리고 자야했다. 아니, 끊임없이 부채질하며 자려고 노력해야했다. 하지만 같이 방을 쓰는 친구들의 배려와 주인집 엄마(한달 동안 엄마라 불렀다.)의 훌륭한 요리 솜씨로 몸이 축나진 않았다. 다만 더위와 탁한 공기로 일사병에 걸려 며칠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힘없이 지내야 했다. 본격적으로 일이 많을 때 아프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몸이 아플 때 가족이 그립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향수병에 걸릴 수도 있었지만 마을의 우리집 엄마와 이웃집 아주머니의 정성스런 간호와 페트라 대학 친구들의 고마운 보살핌으로 오히려 새로운 가족이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더 이상 우리집, 나의 방이 지옥처럼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침대도 큰 것으로 바뀌었다.) 떠나야 할 며칠전부터 떠나기 너무 아쉬워 시간을 붙들어 놓고 싶어질 정도였다.
마을, 숨베르벤티스에 도착한 첫주는 마을에 필요한 것들과 그 일을 진행하기 위한 의논과 준비로 바쁘지 않은 날들을 보냈다. 그리고 모든 인도네시아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고 가족간의 정을 느꼈다.
둘째 주와 셋째 주는 일을 하느라 바쁘게 지냈다. 처음 일을 할 때는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것에 들떠 있었지만 똑같이 반복되는 일과가 계속될수록 몸이 지쳐갔다. 하지만 일을 마친 후 저녁에 샤워를 하고 친구들과 함께 저녁 쉬는 시간을 가질 생각에 힘든 날들은 아니었다. 햇빛을 쬐며 서있기 힘들 정도로 덥고 뜨거운 날씨에 땀 흘리며 일을 하면 자연스레 내 몸의 지방들이 활발히 분해될거라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우리 엄마의 훌륭한 음식 솜씨와 내 입맛에 맞는 인도네시아 음식들, 그리고 페트라 대학 친구들이 준비해 온 빵과 과자들로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르기 좋았다. 아마도 이 체중들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이 곳, 숨베르벤티스와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잘 못 지내서 빠지게 될 것 같다.
2개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초등학교에 기증할 책상과 걸상을 제작하고 한 그룹은 무슬림 사당 유치원과 가톨릭 교회 유치원 외벽과 내벽을 정리하고 벽화를 그리는 작업을 했다. 많은 톱밥과 많은 페인트 냄새와 시멘트 가루를 마셔가며 단계 단계 일을 마쳐갔다. 그리고 일을 하는 중간중간 한국에서 준비해 온 우리들의 교육 프로젝트와 인도네시아 친구들이 준비한 교육 프로젝트들도 하나씩 마쳐갔다. 그 동안 큰 흥미거리가 없었던 아이들과 마을 주민들에게 우리와 우리의 프로젝트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큰 흥미거리였다. 물로켓을 쏠때도, 가면을 만들고 마블링을 할 때도, 한국음식을 만들때도, 사물놀이를 할 때도, 게임을 하고 풍선으로 꽃을 만들때도, 여러 색깔의 설탕을 넣고 색색의 예쁜 솜사탕을 만들어낼 때도, 비록 헌옷이지만 바자회를 할 때도 마을 주민들은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많이 참여해 주었다. 몸은 피곤할지 모르나 마음만은 보람과 즐거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마을 입구의 게이트를 다시 만들고 공중 화장실 보수 작업을 할 때도 마을 주민들이 수줍어하면서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셋째주에 이루어진 공중화장실 보수작업은 마을 전체의 힘이 모아진 최단 기간의 작업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우리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우리는 마을 주민들에게 도움의 즐거움을 느끼고 배웠다. 그리고 다른 환경의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도 배웠다. 나의 인사에 수줍어하며 답례해 주고 나의 그림에 즐거워하며 감탄해 주고 나 자체를 마을의 한 일원으로 받아준 숨베르벤티스 주민들과 나의 집, 나의 가족에게 정말 감동받고 사랑받은 한달 여간의 짧은 시간을 나는 오래도록 못잊을 것이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거저 받아서 거저 주었더니 나는 더 큰 것을 받았다. 보람, 감동, 사랑, 즐거움.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고 모두가 좋아하는 것들이고 모두 소중한 것들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주위에 아이들이 몰려와 나에게 "까 정"하며 웃음을 건네준다.
한국에서 7개월간 봉사활동 준비를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좋은 시간을 함께 하며 인도네시아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느낄 자부심을 기대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는 글로 다 쓰기 벅찰만큼의 즐거움과 뿌듯함을 느꼈다. 테코 10기라는 것에, COP2005의 한 멤버라는 것에 자긍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의 삶 중 지워버릴 수 없는 단편으로 간직해야할 날들이었다. 2005년 7월 11일부터 8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