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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예술' 신인상 수상

조회 1,036

김현진 2018-04-09 16:23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4학년 김민서

‘한국문학예술' 신인상 수상하며 등단

 

한국문화예술 2018 신춘 특집호에

‘0시, 그 배고품에 대하여’ ‘의자의 자세’ 등 시 5편 등재

우리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영상문학전공 4학년 김민서씨가 '한국문학예술'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의 기쁨을 안았다.

 

한국문화예술 2018 신춘 특집호에 김민서씨 작품 ‘0시, 그 배고품에 대하여’ ‘그래서 밤은’ ‘카페에서의 하루’ ‘남자의 지도’ ‘의자의 자세’ 등 시 5편이 등재됐다.

 

심사위원들은 그의 작품에 대해 “시적변화와 선택적 표현의 자유가 눈부시다. 특히 소재의 선택이 정말 탁월하다. 극히 짧은 순간을 선명하게 각색해 내는 힘은 필력으로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고 평했다.

 

작년 학술제 때 ‘문득, 길을 얻다’연구회 소속으로 이 작품들을 처음 선보였고, 이후 교수님과 문우들의 피드백을 통해 수정 ‧보완하여 공모에 도전, 당당히 작가의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그는 평소 학교생활도 열심히다. 2015년에는 교내 ‘동서문학상’에서 작품 ‘세탁소’로 우수상을 받았고, 2016년 2학기부터 1년간 민석교양대학에서 글쓰기 튜터로 활약하는 등 본인의 재능을 발휘해 왔다.

 

그는 “‘삶이 곧 문장이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항상 나와 글을 동일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즉 일상의 작은 일도 깊이 바라보고 천천히 바라볼 수 있는 것이 글의 첫 걸음인 것 같다. 특히 평소 수업 중 교수님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사회적 책임감과 의식 등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키워주신 것이 나의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2년 개간한 '한국문학예술'은 계간지로 시‧시조, 소설, 희곡, 수필, 아동문학, 동화, 평론 등 분야 공모를 통해 신인상을 선정하여 등단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등단 시 5편>

 

여기는 방향 없는 오솔길

길을 걷다 틈새를 비집고 땅을 벌리는 균열을 봤다

그것은 내가 찾던 표지판이었다

 

그것은

대지의 흉터이거나 누군가의 이해(利害),

기억의 시작이거나 혹은 종착일수도

 

나는 균열을 따라 간다

그것은 결국 한 남자의 발자국이었음을

 

남자는 지도를 그리는 사람

나는 그가 그리는 지도를 훔쳐보는 사람

 

내 앞에서 등을 보이고 걷던 남자

갑자기 어깨를 들썩이면서 웃는데

자세히 보니 그 움직임이

우는 것 같기도 했다

 

등은 때로 앞보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 한다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때

손바닥과 손등을 세로로 세우는 것처럼,

등은 어떤 것의 뒤(後)가 아니다.

그것은 유일하게

​칼로 자르지 않고 볼 수 있는

세상의 이면일 뿐일 뿐

 

나는 남자를 따라 걸었다

우리는 ​서로를 알지 못하지만

각자의 나침반은 함께 고장나있었다

 

슬픈 것들은 항상 같은 모습으로 길을 잃는다

슬픔의 나침반은 방향 감각이 없다

 

  

상황 : 길 잃은 화자가 한 남자를 따라 걸으며 그의 등에서 슬픔을 본다.

주제 :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오지와 마주하기도, 슬픔에 삶의 방향을 잃어가기도 한다.

 


카페에서의 시간

 

그날의 시간은 어디에서 빼앗겼던가

알면서 빠져드는 꿈의 공상처럼

목이 마르지 않아도

안이 보이지 않는 카페의 문을

슬쩍 밀어보는 날들

누구나 그럴 때가 있다

다른 세계에서 보내 온 전갈처럼

테이블 위의 컵들을 한 데 펼쳐보고 싶은 날들

그 곳은 동그란 입(口)들의 박물관이었다

단발머리의 앳된 종업원이 내려놓은

내 앞의 커피 한 잔

내 컵에 고여있는 이름들은

때론 너무 무거워

쉽게 입을 맞추지 못하는데

그것들은

한 때는 전부였던 상처의 온도

혹은

그래도 사랑이고자했던 그리움의 언어

나는 마신다, 마신다는 것은

죄 같은 손잡이를 쥐고

벌 같은 아픔을 머금은 채

그 나머지의 생을,

단 한 번의 숨으로 크게

들이키는 것

그랬다

나 당신에게 세 들어 사는 동안

당신은 나의 생인 줄 알았지만

당신에게 나는 벌일 뿐이었음을

짤랑

출입문에 매달린 새가 짧게 울었다

누군가가 울면 눈을 돌리는 것은

내 평생의 습관

어느 누군가의 물은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 내므로,

동그라미에 싸여진 것들은 모두

상처다

입 안에서 맴돌던 이름들이 사무치게 아팠고

남겨진 커피 위로 쏟아지는 속절없는 햇살

결국 산다는 것은,

누군가 내 앞에 놓아둔 물 한 잔

온전히 마셔보는 것이기에

나는 다시 입을 입에 맞춘다

 

 

상황 : 우연히 들르게 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지난 날의 사랑을 회상하는 화자

주제 :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죄를 짓고 살며 매 순간 벌을 받는다.

 


 

사라지는 것들에는 다 이유가 있지

 

흩어져가는 고요를 붙잡는 목소리로

언젠가 밤, 당신이 내게 건넸던 말로 나는

아무 것도 없는 하늘에

오늘의 달을 불러낸다

 

시집처럼 얇은 유리창을 뚫고

배갯잇의 모서리에 스며드는 어둠

 

때로 꿈은 거짓말처럼 천연덕스러워

볼 수 없는 것들의 자화상을 그려내고

밤은 기약없는 약속처럼 끝이 뭉툭한데

 

그래서 밤은, 오늘도

지구의 상념에

쉬이 구멍을 뚫지 못한다

 

우산이 되지 못한 것들이

베개가 되어 태어난다고 했나

애꿎은 배갯잇의 모서리만 꼬집어 대고

눈물로 배어들었던 내 베개의 역사

 

세상은

배거나 베이거나

 

베이는 것이 나의 몫이라면

배어드는 것은 나의 벌

 

몸을 뒤집는다

그것은 하나의 지구가 한 세계의 어둠을 통과하는 일

 

사라지는 것들에는 다 이유가 있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것들에도 이유가 있고

 

달이 걸리고

하늘에 구멍이 뚫린다

그제야 눈을 감는 지구의 축

 

그래서 밤은,

여러 물음들이 이름을 갖는 시간

여러 앓음들이 가벼워지는 시간

 

 

상황 : 깊은밤 밤, 눈물 젖은 베개에 얼굴을 묻으며 잠에 들기를 청하는 화자

주제 : 사람은 상처에 베이기도, 배어들기도 한다.

 

 


의자의 자세

 

아홉 살의 내가

내 앞에 놓인 말간 미역국을 앞에 두고

일 년 전 일을 고백 하던 날

 

 

언젠가 딱 한 번, 의자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직 잊혀지지 않는 일이 있어요

 

-

 

그 해,

아파 낑낑대던 우리집 강아지를 위해선

3만원이 필요하다 했으므로

이름 모르는 아저씨에게

생일 기념으로 받은 3만원을 주고 강아지를 내어줬다

그것이 내게 주는 나의 첫 선물이었는데,

 

지켜보던 엄마가 말했다

  

그게 바로 안락사라는 거야

 

안락사가 뭔데?

 

내가 물었다

 

사랑하는 것들을 죽이기 위해

돈을 쓰기도 한다는 것이지

 

그 후 나는 생일 때 마다 울었다

넘어가는 내 숨소리 사이에서

간간이 몇 년 전 죽은 강아지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왜 아무도 날 달래주지 않는 거지?

 

그때 의자가 말했다

 

고통과 용서는

둘 다

그 모양 그대로 녹스는 거야

 

 

위로는 입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자세로 하는 거거든

그리고 온전히 그 이야기의 무게를 들어야 해

그게 나의 벌이기도 하고

 

그 때 내가 깨달은 것은,

한 평생 수 많은 것들을 한 자세로 받치는 것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어떤 것은

자세 만으로 생각이다

 

의자의 자세가 그렇듯이

건물의 기둥이 그렇고,

집집마다의 아버지가 그렇고,

영원히 회자되지 않는 오랜 비밀이 그렇다

 

-

지금의 나는

생(生)을 나르던

전생에 죄 많은 것들이

때때로 의자가 되어 태어난다는 것을 믿고 산다.

 

옛날, 수 많은 늙은 사람들을 버리는 데 쓴 지게가 

나의 버릴 수 없는 전생이었음을

그래서 어느새 내 다리도

네 개가 되어 있었음을

 

누구나 의자가 되며 죽어가는 것,

그것이 인간의 숙명이므로

그렇게 평생을 뿌리내리며 앞으로 굴러가는 것이 나의 몫

 

그렇게 인생은

내 앞에 주어진 책을 읽듯

세상사들 펼치고,

다시 덮는 일들의 반복이다

 

상황 : 어릴 적 키우던 강아지를 안락사 시켰던 화자가, 의자와 나눈 대화를 회상한다

주제 : 자세 그대로 고통과 용서를 견디는 의자처럼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0시, 그 배고픔에 대하여

 

0시 땡,

나는 연필같은 숟가락을 든다.

숟가락 너머로 비치는 식탁,

그것은 나의 일인분이다.

나는 단어같은 밥알들을 입에 넣고 씹는다.

시간을 알수 없는 너와의 지난 계절들을 곰곰이 씹는다.

 

낮과 밤은 시계 눈금 한 칸 차이야.

배고픔과 아사(餓死)가 쌀 한톨 차이이듯이.

너는 그렇게 말했다.

 

어느날 함께 밥을 먹으며

시계에 왜 0이 없냐는 너의 질문에 나는 딴청을 피웠다.

내 앞에 놓인 밥을 열심히 씹기만 했다.

 

0을 그리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시계바늘.

그리고 내일을 먹기위해,

지금 내 앞에 놓인 오늘 나의 식탁.

 

똑딱, 시계 바늘이 한 칸 옆으로 옮겨갔다.

그때 내 입 안에서 씹히는 건 밥이 아닌 시간의 마디(節)였다.

 

나는 일상을 열심히 토막내며 씹어댔다.

그 일인분이 결국

우리 삶의 내용이므로.

 

숫자는 시계의 얼룩이었다.

글자는 너의 얼굴이었다.

 

0시 땡,

0시가 되면 나는 배가 고프다.

쉼없이 입 안에서 굴리던 나의 변명은

배고픔 앞에서 덤덤한 동냥이 된다.

상황 : 이별을 겪은 화자가 시계를 앞에 두고 혼자 식사를 한다.

주제 : 앞으로 나아가면서 중요한 것을 가리키는 것 같지만 결국 0 (아무것도 없음, 아님)을 그리는 것 뿐인 시계,

그와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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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6